뭘 하든 꾸준히 해야 빛을 볼텐데
나는 왜 이리 꾸준하지 못한 것일까. 하루 하나씩은 어렵더라도 일주일에 하나도 힘들더라도 한달에 하나쯤은 도전해 볼 수 있을텐데- 이 굳지 못한 심지여;;;
최근 난 아르바이트와 글쓰기를 하는 삶을 살다 글쓰기를 한달간 멈췄다. 내 이사와 함께 급작스러운 친구 이사까지 겹쳐 여유있게 글쓰기를 할 형편이 안되었다고 변명하고 싶다. ㅠ 그래도 그 와중에 아르바이트는 꼬박꼬박. 시간 맞춰 나가고 돌아오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납기일이 정해져있지 않은 아르바이트는 마음만 무겁고 세월아 네월아 마음속의 짐처럼 남아있다 한 일을 내놓아라 하면 찔끔 한 일을 내놓아라 하면 찔끔 하는 방식으로 주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이면 끝날일을 지금 삼주째 붙잡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지. 어떻게든 오늘 안으로는 끝내봐야지.
이사를 하고 삶의 질이 확실히 좋아졌다. 밤에 삼십분에서 한시간씩 산책을 해도 어둡지 않고, 주변 가로등이며 도로가 잘 되어있어 무섭지 않다. 예전엔 보도블럭이 채일까 차에 치이는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 산책로에선 그런 걱정은 없다. 그래서 자꾸 내 입에서 행복하다는 노래가 나온다. 나 오늘도 행복해, 어제도 행복했어... 내가 느끼는 행복의 기준이라는게 그닥 높지 않아 게이지가 슉슉 올라가서 일테다. 에르메스 백은 없어도 손 잡고 다닐 사람 하나가 있어 많이 감사하고 많이 기쁘다.
아침에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하고 건조시킨 그릇을 정리하고 흐트러진 물건을 정리하면 한두시간이 훌쩍 간다.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생각은 없지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너무 많이 끌어안고 사는 것도 사실. 입지 않는 옷이며 구두 가방 조금씩 정리해 나가야지. 이렇게 차츰 줄여나가다보면 이렇게 정리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내가 하고 싶은걸 하는 시간이 늘어나겠지. 오늘은 가방을 좀 버려봐야겠다.
씀씀이가 늘었다. 줄여야지. 냉장고에 음식이 가득 차 있다는 건 씀씀이가 늘었다는 증거. 굳이 내 신용카드 승인 내역을 뒤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썩어나가는 음식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ㅠ 음식물 쓰레기 진짜 싫은데, 자꾸 음식을 쟁이는 이유가 뭘까. 추석때 받아온 배도 그대로 멜론도 그대로 있다. 멜론은 하몽이랑 먹겠다고 하몽도 하나를 샀는데 하몽에서 너무 비린맛이 난다. 트레이더스 하몽 꺼져라. 좀 더 고오급 하몽을 사야하나보다. 나는 못먹겠다아.
이렇게 10월이 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