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별일.

캠핑? 효도여행?

갱양- 2020. 10. 26. 11:33

 어머님 생신맞이 캠핑을 다녀왔다. 캠핑이 가고 싶었고, 어머님 생신이라 여행 가시는 김에 겸사 겸사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어머님이 예약한 숙소 근처 캠핑장을 예약하고 음식을 사고 용품을 구입하고. 신나게 여행 준비. 토요일은 어머님 개별 일정이 있으시니까 금요일 저녁을 같이 먹고 토요일은 우리끼리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더랬죠...

 

 #1

캠핑장에 도착했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분다. 미친듯이 펄럭이는 타프. 설치하면 뽑히고 설치하면 뽑히고 계속 타프치느라 실갱이하면서 한시간을 날렸다. 그 와중에 어머님이 도착하고...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머님이 오시니 당황. 근사한 식사를 만들어드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어머님은 텐트 치는걸 도와주시고... 으헝. ㅠ 빨리 뭐라도 만들어야지 싶어서 처음 사용하는 구이바다를 꺼내 불을 켜는데 불이 켜지지 않는 것. 이래 저래 만지다가 결국 가스통에 불이 붙어 구이바다를 바닥에 내팽개쳐 부셔먹었다. 하하하. 다치지 않은게 어디야. 멋진 모습, 즐거운 모습만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엄청 걱정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렸네. 망망이로구나. 그래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놀긴했다.

바닥에 내동댕이친 구이바다...ㅠㅠ

 

 #2

 내일 잘 다녀오세요- 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일정 취소됐어! 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님. 우리 같이 어디어디 가자! 라고 하신다. 와하하... 너무 좋아요! 같이 다녀요! 하고 정말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같이 다녔다. 이거 저거 먹어야지 해서 싸온 음식들은 모두 고대로 아이스박스에 들어가고... 어머님 숙소에서 같이 자자며 계속 권유하시는데, 정말 난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편안하게 자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였으나 결국 둘만의 시간을 선택한 갱양. 어머님이랑 보낸 시간도 좋지만... 저 호군이랑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ㅠ

어머님과 함께한 은행나무길

 

#3

결국 남은 음식은 집으로 고대로 싸가지고 돌아와 집에서 지지고 볶아 먹었다. 우리집은 분업이 잘 되어 있어서 내가 정리하면 호군은 요리한다. 빨래와 청소가 싫지 않은 나와 요리가 싫지 않은 호군. 죽지 않을 정도의 요리 실력을 가지고 있는 나와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해 요리하는 호군. 남은 와인과 약간의 맥주를 홀짝이며 맛있게 식사하고 2004년도에 개봉한 영화를 한편보고 뻗었다. 다음 여행은 12월이다! 그때까지 열일하며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