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기록./읽다

해피 패밀리

갱양- 2013. 2. 16. 17:30

이모와 이모부가 이번 18대 대선 결과방송을 보면서 가장 많이 언급했던 사람이

고종석.

그런데 난 고종석이 누군지를 몰라...

트위터에서 팔로잉하면 어떤 사람인지는 알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한 성격이 명확해지는건 아니고.

 

그러던 중 서점에서 우연히 <해피 패밀리>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띠지에 '우리 시대의 문장가' 라고 적혀있던데, 어어? 고종석이 문장가였어? 하다

안쪽 소개를 보니 내가 대학교때인가 산 적이 있는 (읽은 적이 아니다)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저자.

그때 어떤 기분으로 그 책을 샀더라 생각해보니,

나름 국문학도로서 언어에 대한 이해와 사랑은 있어야겠기에 또 알음알음으로 만나게 된 책이었더랬다.

여튼 누군지는 모르지만 엄청 유명한 듯한 사람의 책을 과거 도서 구입 경험에 비추어 사게 된 것.

 

소설의 목차를 보고... 처음 든 생각.

아저씨, 생각보다 올드하시네.

한 가족들이 일렬로 죽 늘어서서 연대별로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듯.

어떻게 가족이고 어떻게 부부인지 대충 알겠더라는.

이같은 구성이 그래도 한눈에 가족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여 오히려 알기 쉬운 느낌이라 그건 굳.

 

책에 사용된 종이며 폰트 글자크기도 왠지 옛날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러면서 읽기 시작.

내용도 짤막짤막 쉽게 끊어지고 (뭐 내가 대애충 읽고 설렁설렁 넘기긴 하지만)

사건이 별다를게 없는 것 같아 휘릭휘릭 넘기는데 가족들이 숨기는 비밀을 마지막에 알게 되면서

난 혼자 멘붕에 빠졌을 뿐이고. 대충 읽었던 첫장부터 다시 꼼꼼히 읽기 시작하며 아.. 이게 이 얘기였구나.. 를

뒤늦게 깨닫게 되는 도돌이표같은 소설.=_=;;;

 

한 가족의 흑역사가 오가는 대화, 쉽게 지나가는 문장들 속에 숨어있고,

한 문장에 쓰이는 단어들에 신경이 쓰였는데 생각보다 내가 모르는 단어들이 있어서 그 부분도 당황..

언어학자라는 사실은 알고 읽기 시작해서 우리말이 많이 쓰였겠거니 막연한 생각은 있었는데

실제로 읽다보니 문장은 쉽고 내용도 쉽고 단어는 약간 낯설지만 그 낯섦이라는것이 최근 사용하지 않았던 말들에 대한 낯섦이라 약간은 새롭고 약간은 어색하고 그리고 출판한지 오래된 소설을 다시 읽는듯한.

 

신기한 경험.

 

 

한민희, 한민형, 한민주, 한영주 + 서현주, 딸 지현이. 

한씨 형제의 부모와 서현주의 엄마

한민형의 대학 후배 이대리(이름 뭐였늬)

총 10명의 이야기들이 각자의 시각에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서현주... 무슨 생각인게냐!! 하는.

하나하나의 챕터는 일인칭 시점인데 전체를 두고봤을 땐 전지적작가시점 같다. 10명의 시점으로 각각보니.

 

오랜만에 할 얘기가 많은 소설을 만나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