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는 야경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온천도 꽤나 유명하다. 헝가리 여행을 준비하며 여기 저기 검색할때 나온 많은 정보들 중 온천에 대한 정보들이 많았는데, 그중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세비체 온천. 거긴 우리가 첫 날 (미친듯이 자전거를 타고 찾아갔던) 다녀와 분위기가 그저 그렇다는 걸 알고 있어 우린 우리 숙소 호스트가 추천한 루다스 온천으로 가기로-
3일권을 알뜰하게 사용중인 우리는 숙소 근처에서 출발해 온천 근처에서 내려주는 버스를 타기로. 슬슬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가 구글맵이 알려주는 버스를 타고 한두정거장만 가면 금새 나온다. 걸어와도 좋을만한 거리;; 하지만 우리는 3일권이 있는 부자 여행자이니까요 마음껏 버스를 타보겠습니다. ㅋ
루다스 온천으로 들어서면 티켓 구입을 할 수 있는데 하나는 풀장만 이용할 수 있는거, 다른 하나는 풀장과 온천을 이용할 수 있는거, 마지막으로 위의 두개와 터키탕까지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런데 터키탕은 날짜별로 남녀 구분이 되어있다. 오늘은 남자만 들어갈 수 있는 날. 으아- 나도 터키탕 가고 싶었어. ㅜㅜ 우선 이 셋을 다 갈 수 있는 티켓을 내놓아라 하고 말했더니 남자만 갈 수 있는걸? 요런다. 알아- 그래도 두장 줘. (난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수영장+온천 티켓이 온천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으로 알고 있었기에;;) 그 언니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이건 남자만 갈 수 있다니까- 요런다. 그리고 최종 결제를 둘 다 수영장+온천 티켓으로 끊어줘버렸다. ...무지해서 미안합니다. ㅜㅜ
티켓을 끊으면 손목에 팔찌를 하나 채워주는데 이건 각 구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칩이 내장되어 있다. 우리가 찬 팔찌로는 온천구역과 수영장 구역을 방문할 수 있고 입장권을 끊지 않은 터키탕에 가려면 입구에서 삑-하고 막힌다.
서양의 온천은 처음이야- 신기하다아 하면서 오빠와 함께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로. 탈의실은 남녀 구분이 되어있는 듯 되어있지 않다. 어짜피 각 칸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공간이 분리되어있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락커에서나 탈의실에서 가져나온 속옷이 괜히 눈에 뜨일까 신경쓰이는건 사실. 샤워장은 남녀 따로 구분이 되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오빠와 바로 옆 락카를 쓸 수 있다는 건 럭키. 샤워용품이나 가져온 것들을 바로바로 쉐어할 수 있으니까용.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우선 동네 한바퀴. 이 온천이라는 녀석은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 둘러보기로. 사우나가 두 개있는데 하나는 핀란드식 사우나인 것 같고 다른 하나는 아로마 사우나라는데- 정체를 잘 모르겠다. 수영장은 모자를 꼭 쓰고 들어가야하고 (없을 경우 샤워캡이라도) 수영장을 지나야 온천이 나온다. 온천을 보고 우선 우리는 탕에 들어가는 걸로! 슬리퍼를 벗어 근처에 두고 수건가방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둔 뒤 탕으로 쏙 들어간다. 처음 물은 미지근- 너무 미지근- 이건 온천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온도. 다음으로 넘어가면 그보다 좀 낫다. 체온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정도? 이 정도의 물이라면 좀 더 오래 있을 수 있겠다 싶어 그 물에서 한참을 참방거리며 놀다 반대쪽에 있는 작은 탕에 왠 남자와 여자가 번갈아가며 왔다갔다 하길래 뭔데? 하며 슬슬 다가가 온도를 보니... 으아악;;; 세상 뜨겁다. 우린 찜질방이 있는 민족이고 온천을 사랑하고 물을 사랑하는 커플인데 이정도의 물...은 견딜 수 없다. 사랑하는 것과 뜨거운 물을 내 몸이 견디는 건 별개의 문제. ㅠㅠ 후다닥 원래 있던 탕으로 돌아와 아까 왔다갔다 하던 남녀를 다시 바라본다. 아직도 왕복 중. 처음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가 바로 옆에 있는 작은 탕인 냉탕으로 들어갔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 언니, 오빠 이러면 나중에 현기증 나서 쓰러져요... 이렇게 한다고 건강이 좋아지진 않는대요.... 뉴스에서 본 것 같아요.... 마음 속으로 외쳐보지만 이미 그들은 온냉 마법에 걸린듯 꾸준히 왔다갔다를 계속. 대다나다-
한참 앉아있다 옆쪽에 계단이 있어 오빠가 올라가서 구경하고 오겠다 하여 알았다 하고 기다리니 오빠가 빨리 올라가자 한다. 왜? 뭔데? 하니 야외 탕이 있다고. 우악- 그럼 빨리 가야지! 하고 신이 나서 올라간다. 야외 탕은 일본에서 즐겼던 노천탕 분위기와 사뭇 다른... 옥상에 썬베드와 둥그런 큰 목욕통이 놓여진 느낌이랄까. 이렇게 말하면 너무 없어보이지만 그렇게 없어뵈진 않는다. ㅋ 비어있는 썬베드에 우리의 슬리퍼와 가방을 두고 후다닥 탕으로 뛰어드니 세상 따뜻. 바람은 시원하게 불고 몸은 따뜻한데 밖으로는 산과 도로가 보이는 풍경. 휴대폰을 가져오긴 했는데 방수팩이 없어서 꺼내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옆에 삼성 휴대폰인가를 가진 커플은 물속에서 사진을 잘도 찍는다. 아 부러워... ㅠ 하고 바라보고 있으니 곧이어 들어오는 한국인 관광객들. 그 분들은 수중 액션캠을 가져 오셨다. 대박. 그거 우리 숙소에도 있는데. 우린 왜 숙소에서 여기까지 그걸 가지고 오지 않은거죠? 바보바보!!!! 머리를 치면 뭐하나 이미 늦은걸. ㅠㅠ 하늘도 보고 지나가는 차들도 보고 사람도 보고 나무도 보고 산도 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있다 인구밀도가 높아지는 걸 보고 슬슬 가야할 때인걸 판단. 나가기 전 마지막 사진 촬영을 하기로. ㅋㅋ 가방에 얌전히 놓인 휴대폰을 들고 와 바깥에서 그리고 함께 사진을 찍어본다. 이렇게 우린 오늘도 즐겁다-
옥상에서 내려와 수영장쪽으로 갔다. 온천도 좋지만 몸을 제대로 참방거리려면 수영장에 가야하니까. 수영장은 이미 할머님들이 샤워캡을 쓰고 얌전히 수영중. 우리도 해볼까? 히죽 웃고 발을 수영장으로 쏙 집어 넣는데..... 물이 너무 차다. ㅜㅜ 내가 지금껏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놀다 왔는데 이렇게 차가운 물에서 수영하라고 하면 내 몸이 좋아하겠냐고요;;; ㅠㅠ 그래도 몇 바퀴는 돌아야지 ㅠㅠ 하고 울면서 돌 준비를 하고 오빠한테는 터키탕에 다녀오라고 하고 내보냈다. (난 이때까지만 해도 오빠는 터키탕까지 포함된 티켓을 산 줄) 다섯바퀴쯤 돌고 있으려니 오빠가 돌아와 터키탕을 못찾겠다고.;; 왜 그걸 못찾니;; 하면서 물 속에서 나와 오빠와 함께 터키탕을 찾아 이동. 매표소에서 온천 들어오는 입구 반대쪽에 있다. 저기 있네! 하면서 보내니까 아- 하고 갔다가 금새 다시 돌아온다. 왜? 입장이 안된대. 돈 더 내야한대. 뭐라고옷? 오빠는 남자니까 그것까지 포함된 티켓으로 준거 아니었어?? 했는데 아니었던듯. 나와서 돈을 헤아려보니 온천 티켓만 두장 끊어줬다. 이 언니 참...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저의 탓입니다.;;
다시 수영을 할래도 그 찬 물에 다시 몸을 담궈야 하는게 겁이나 포기- 나가기로 했다. 락카로 가서 샤워용품을 나누고 각자 남녀 샤워장으로 들어가 샤워하고 나오는걸로- 샤워장 역시 칸칸으로 되어 있는데 가장 구석으로 들어가 씻으려고 가다 보니 눈에 띄는 한국어 일회용 샴푸 린스 패키지들. 사용했으면 쓰레기통에 넣고 뒷정리를 하고 가면 좋으련만 몸만 고대로 빠져나간 흔적들. 지 몸 하나 깨끗하면 그만이지, 나라 망신도 참 희한하게들 시킨다 싶다.
온천에서 나와 슬슬 걸어 돌아가는 길. 돌아가는 버스를 타느니 걸어서 가는 편이 훨 나은 것 같아 걷기로 하고 손을 잡는다.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궈서인지 몸도 마음도 뽀송해진 느낌에 절로 콧노래가 난다. 힛.
큰 길까지 걸어나와 2번 트램을 타고 국회의사당으로 이동. 아침에 어제 남은 아보카도 과카몰리와 빵, 햄을 엄청나게 먹은 탓인지 물놀이를 하고 나왔는데도 그닥 배가고프진 않다. 신기해- 내 배는.
국회의사당 앞까지 가는 트램에서 내려 어젯밤 황금빛으로 반짝이던 건물이 바로 이 건물인가- 하고 새삼 다시 바라본다. 조명이 없는 건물은 빛나진 않지만 그래도 많은 조각과 첨탑들로 그 아름다움과 위용을 뽐내고 있다.
“영국 국회의사당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크다. 건국 1000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국회의사당의 외벽에는 헝가리 역대 통치자 88명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지붕에는 1년 365일을 상징하는 365개의 첨탑이 있다. 국회의사당의 내부에는 총 691개의 집무실이 있으며, 카펫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무려 3456m에 이른다고 한다.” / 네이버 두산백과
네이버의 설명을 참고삼아 동상도 찬찬히 뜯어보고 첨탑이 과연 365개나 되는지 세어 보기도 하고... 하지만 우리에게 더 중요한 건 사진이죠.;; 암요;;; 이 방향에서 한번 저 방향에서 한번 사진을 열심히도 찍어대는 우리. 잘 찍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우린 찍는다. 참... 우리 여행의 기록이니까 이상한 표정도 포즈도 상관없다. 신나게 찍다가 의사당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어서 우리도 슬쩍 들어가보니 내부를 관람할 수 있게끔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 중. 가이드 투어만 가능한지 시간과 언어가 표기되어 있다. 우리나라 국회 의사당도 못가본 마당에 남의 나라 국회의사당이 뭐 얼마나 관심이 있겠나- 아이고 괜찮다- 하곤 기념품샵으로 직진.
부다페스트 마그넷을 하나 고르고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는데 오빠의 시선은 국회의사당 3D 모형에 꽂혔다. 건담 조립을 사랑하는 오빠에게 건물 모형 조립은 도전해 볼만한 재미거리인 듯. 이리보고 저리보더니 결국은 비싸다고 고개를 도리도리- 괜찮아- 질러- 옆에서 부추겨보지만 도리도리. 디테일이 별로야, 첨탑이 표쪽하지 않아- 각종 이유를 대며 안산단다. 눈물이 난다 오빠야 ㅠㅠ 그렇게 정신승리 하는거지.;; ㅠㅠ 마그네틱 하나를 사고 옆에 있는 까페에서 아메리카노를 한잔 사서 나왔다. 걸으면서 마셔야지- 하고 한모금 홀짝이니 급 허기진다. 으음? 아까 전까지만 해도 배 안고프다고?? 으음.;;; 어제 산 굴뚝빵을 가방에 넣어왔으니 망정이지.;; 하며 굴뚝빵을 꺼내서 커피와 함께 얌얌- 달콤한 빵과 쓴 커피가 제법 잘 어울린다. 벤치에 앉아 오빠 한입, 나 한입 먹어 드디어 다 먹어 없앤다. 대다나다- 못먹을 줄 알았더니 허기 찬스를 이용해 다 먹어버렸다.
국회의사당에서 강을 따라 조금 내려오면 강가에 왠 신발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처음 블로그에서 사진을 보고 신기한 조형물을 해놨네- 예쁘겠다, 생각해서 생각없이 찾았는데 이 신발들이 어떤 의미인지 확인하고는 마음이 다시 무거워졌다.
헝가리에서도 2차 세계대전 중 많은 유대인들이 희생당했는데, 이 강가로 유대인들을 모아놓고 총살을 시켰다고. 이곳에서 죽어간 유대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신발들을 이 강가에 늘어놓은 것이다. 여자의 하이힐도, 남자들의 구두도, 아이들의 신발도 길게 늘어서 이 자리에 슬픔과 분노로 서 있는 유대인들을 떠오르게 한다. 부다페스트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동상들과 다를 바 없는 재미있는 연출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쟁을 잊지 않기 위한 기록이라고 생각하니 내 가벼운 마음이 죄스러워졌다.
동유럽을 여행하며 느끼는 건 그들이 기억하고자 남겨놓은 역사의 많은 부분들이 전쟁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러시아에 지배당했던 역사, 2차 세계대전 중 희생당한 유대인들, 전쟁의 참상. 세계사에 대해 전무하다시피 아는 것이 없는 나로썬 이 모든 전쟁의 흔적들이 낯설게 느껴질 뿐이고 그 낯섦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책들을 구매해 읽고 그 나라에 대해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 지금 내가 할 수있는 최선이다. 상대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무지하고 관심없던 내가 여행을 통해 그 나라에 대해 조금 더 알고자 노력하고 내가 본 것들에 대해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트램을 타고 집으로 돌아와 잠깐 쉬었다. 오늘도 야경을 보러 나가야 하니까요- 수영복과 수건을 정리하고 저녁은 뭘 먹을까 찾아본다. 헝가리에선 거의 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한번도 헝가리식 식사를 제대로 한 적이 없는 것 같아 헝가리 음식을 파는 식당으로 검색. 트립어드바이저를 봐도 잘 모르겠어서 첫날 호스트가 추천해준 식당을 구글로 검색하니 꽤 평점이 높다. 집에서도 그닥 멀지 않아 이 식당으로 가기로-
# Gettó Gulyás
- 헝가리에 와서 헝가리 음식을 제대로 못먹고 가는
것 같아 방문한 음식점. 숙소 호스트가 여기저기 근처 먹을만한 음식점들을 추천해 줬는데 이 식당이 헝가리식 음식을 파는 유일한 식당이었다 ㅎㅎ
6시 오픈이었나- 오픈 시간에 맞춰 갔더니 우리뿐이다. 수많은 웨이터들의 환대를 받으며;;; 부담스럽게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 소고기가 들어간 밥 메뉴와 감자 뇨끼, 헝가리식 수프를 시키고 와인 한잔과 맥주 한잔. 물도 줄까? 이래서.... 으응...!! 하고 말았다는;; 스파클링 워터 한병. 직접 탄산을 넣어 만드는 물인듯? 물병이 특이했다. 맛은 뭐 그럭저럭. 입에 맞다. 여행이 장기화될 수록 아!! 이거 정말 맛있다!!! 하는 음식이 사라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국입맛에는 딱! 맞은 음식들! 적당히 간간하고 달달하고.
# 부다성
어제 눈으로 확인한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오늘은 다른 곳에서 확인하기 위해 목도리를 한번 더 감고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목적지는 부다성. 이곳에서 한번 보고 어부의 요새로 이동해 다른 각도에서도 야경을 바라볼 수있다고- 오빠 네비를 활용하여 이동.
버스를 타고 부다성 근처로 가서 내려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헉헉- 더 높이 올라가는 버스는 진정 없었던 겝니까??? 사실입니까??? 한참을 오르니 널찍한 광장이 펼쳐지고 헝가리 국기가 열을 맞춰 나란히 늘어서 있다. 거의 다 온 모양이오-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다 온 것만 같은 생각이 들자 조급해진 마음에 발걸음도 빨라진다. 후다닥 걸어 언덕 근처로 가니 눈 앞에 보이는 반짝이는 불빛들- 와- 다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분명 어제도 본 풍경인데 볼 때마다 새롭고 아름답다.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으니 풍경 사진 전문 오빠는 삼각대를 주섬주섬 꺼내놓는다. 여행와서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삼각대 ㅋㅋㅋㅋㅋㅋ 오늘 처음 쓰는구나. ㅋㅋㅋㅋㅋ 내가 이거 왜 샀냐고 이렇게 사용하지 않을 아이템이면 버리든가, 집에 보내자고 얘기했건만 언젠가 쓴다, 쓸날이 있다 하여 굳이 그렇게 붙잡고 있더니 쓸날이 오늘이었다. 신나게 꺼내 카메라를 꼽고 이리 저리 자리를 잡아 사진을 찍기 시작. 야경 사진에는 삼각대가 있어야 한다며 사진을 너무 잘 찍고 있다며 뿌듯해하는 저 표정을 보니... 새삼 이쁘구나. ㅋㅋㅋㅋㅋㅋ
궁전 곳곳을 돌며 다양한 각도에서 강을 바라보고 안쪽까지 조명을 환하게 밝힌 궁전도 찍으면서 놀다가 어부의 요새로 이동. 차를 타고 가는 길은 없나요? 있긴 한데... 버스 타러 갔다가 기다려 가는 시간이나 걷는 시간이나 비슷하다며;; 네네- 그럼 걸어야죠.
# 마차슈 성당
한적한 길을 걷다 눈앞에 큰 성당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어부의 요새 바로 옆에 있는 마차슈 성당. 낮에 오면 성당 안이나 첨탑에도 올라가 볼 수 있었겠지만, 늦었으니 야경만 감상- 가까이 이렇게 큰 성당이 있으니 성당 전체를 한 앵글에 담는 것도 쉽지 않다. 거의 눕듯이 앉아 사진 촬영...을 해도 한번에 담기지 않는다. 흥- 성당 보러 온거 아니니까요- 그래도 조명을 받은 성당은 좀 멋있긴 하네요-
# 어부의 요새
성당 바로 앞에 위치한 어부의 요새. 적군의 공격을 도나우강의 어부들이 막으며 어부의 요새로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바라보는 세체니 다리며 페스트 지구의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는 것도 꽤 기분 좋은 경험. 어부의 요새에는 많은 창? 들이 있는데 여기에 앉거나 서서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인생샷....은 개뿔. 그런건 얼굴이 예뻐야 나오는 것. 그냥 사진을 찍는 것이다. -_-
이곳저곳을 돌다가 숙소로 돌아가려고 하던 중, 오빠는 급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앞에 스타벅스가 있길래 거기 가자,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인지 문을 닫았다. 으헉.;; 관리자처럼 보이는 분이 계셔서 화장실을 물었더니 레스토랑 옆 화장실을 쓰라고 하는데- 레스토랑도 문을 닫았다. 하하하- 어쩔- 괜찮다고 말하지만 동공이 흔들리는 오빠... 어떡하지? ㅠㅠ 하면서 우선 밖으로 나가자 하고 나가는데 보이는 힐튼. 호텔 반갑다, 하고 스윽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많이 감사합니다. ㅎㅎ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자! 하곤 버스를 잡아탔는데, 우리집으로 가는 반대방향 버스. ㅋ 우짜노- 내려서 반대쪽 버스 다시 타? 하는데 지하철 역 근처에 세운다. 그런데 고 지하철이 집까지 가네? 그럼 우리 지하철 타고 가자! 버스는 뱅글뱅글 돌기도 하고 오래걸리니까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후다닥 들어간다.
왠지 허전한 마음...이 들었던 오빠. 저녁은 맛있었다지만 뭔가 부족했던 듯. 또 먹겠다 나선다. 집에 먹을게 없는데? 하고 뒤지니 나오는 불닭볶음면. 전에 폴란드에서 사서 귀하게 가지고 다닌 그 라면을 지금 먹겠다고;;; 돼지;; 결국 와인 한병과 불닭볶음면을 흡입하시는 오라버니. 대단합니당. 오늘 하루도 길었네요- 푹 주무십시다 =)
세상 이곳저곳/떠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