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3일 일요일 3시.
남산예술센터.
어딘가 하늘을 관장하는 신이
그동안 쌓여있던 먼지를 털듯
탁탁 신나게 털어대는 듯한
눈이 내리는 날.
쌓인 눈을 헤치고 겨우 남산까지 올라 걱정 반, 기대 반 공연을 관람한다.
우리 동네 정확히는 성북구 정릉동 혹은 미아리 어딘가쯤
장석조라는 사람이 판자집 여러개를 이어붙인 공동주택? 을 짓고
그 집에 옹기종기 여러 사람들이 모여 산다.
그들은 피마자유 때문에 머리채를 붙잡고 싸우기도 하고
집나간 여편네 잡으러 옆집 서방이 출동하기도 하며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오리 한마리에 함께 울고 웃기도 하는
너무나도 소박한 사람들.
연극은 참 착하고 순박했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서로 뭉치고 흩어지며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익숙함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그래서 중간에 좀 눈이 스르르 감기기도.(꾸벅, 쿵-)
연극을 홍보하는 문구 중
전국 팔도 방언의 향연이라는 말이 강조되며 사투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난 엄청 익숙하게 들렸다.-_-
사람들 사투리 한두개쯤은 구사하고 살고 뭐 그러지 않아요?
그리고 좀 놀랐던 건
최근에 본 공연들은 어딜가나 익숙한 배우들 모습뿐이었는데
이 공연은 정말,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가- 할 정도로
모르는 배우님들.
나의 연극 관람이란 너무 극단적(劇團的)이었구나! 하는 반성을;;;;
배우님들의 호연도 너무 훈훈한 공연. 특히, 김하리 배우님.
막내 배우님 같았는데.. 배우님이 살린 에피소드 재미있었어요!
공연은 2월 6일까지,
남산에서.
ps. 관람자 특징
연장자 - 아저씨 아줌마, 할아버지 할머니 관객 다수
연소자 - 중학생 관객 다수
평균 연극 관람 연령층이 수적으로 밀리는 건 실로 오랜만이네.